얼마 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회식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늦은 저녁, 버스에서 내려 터벅터벅 길을 걷고 있는데 앞에서 걷던 여성분이 반복적으로 뒤를 돌아 보더군요. 여성은 속도를 점차 올리더니, 코너를 돌자마자 이내 뛰기 시작했습니다. 황당함과 동시에 머쓱함이 느껴졌더랬었죠. 이 글을 보고 있는 남성분들.. 남일 같지 않으시죠?
뭐, 이만 하면 다행입니다. 크고 작은 오해로 경찰에 신고까지 당하는 분들도 있거든요. 그 중 심각한 게 바로 '성범죄' 입니다. 붐비는 지하철 속, 의도치 않은 신체 접촉 탓에 성추행범으로 몰리면 입장 참 난처해지는데요. 오늘의 주제는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을 위한 <억울하게 덮어 쓴 성범죄 누명, 대응 가이드>입니다. 막상 일이 생기지 않았더라도, 혹시 모를 사건(?)에 대비해 필독해 둘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생활 속 빈번히 일어나는
성추행 누명 단골 케이스 5가지
자, 먼저 성범죄자로 오인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상황 몇가지를 소개해드립니다. 바꿔 말하면 이런 상황에서는 성범죄자로 오인받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기도 하니 특히나 주의를 기울이시길 바랍니다.
1) 출퇴근 길, 붐비는 대중교통
하루에도 성범죄가 수십건 씩 발생되는 장소, 바로 대중교통입니다. 특히 이동인구가 집중되는 출퇴근 시간의 신고율이 급증하는데요. 안면식도 없는 상대에게 의도치 않은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이용 간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음주가무가 펼쳐지는 회식자리
술이 곁들여 지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이어지는 회식자리. 무르익은 분위기를 핑계삼아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을 하면 오해받기 십상입니다. 사람마다 이해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은 명확한 차이가 있기 마련. '어깨동무 정돈 괜찮겠지'라는 일방적인 생각보다 '어깨동무도 매너있게'라는 마음을 갖길 바랍니다.
3) 사랑과 우정, 선생님과 학생이 공존하는 학교
요즘들어 대학의 일부 교수들이 학생들을 성추행하는 사건이 줄을 잇고 있는데요. 많아진 대학 수만큼 비상식적인 교수 분들도 적지 않게 느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문제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죠. 학생 간 이성 친구들 사이에서도 지킬 건 지켜야 하구요.
4) 즉석만남이 빈번한 술집
요즘은 즉석만남을 위해 생긴 술집도 있더군요.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온전한 판단을 하기 쉽지 않은데요. 아무리 즉석만남이고 상대방이 호감을 표시한다 하더라도 오해를 만들 행동은 애시당초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5) 다가오는 피서철, 해수욕장&계곡
피서치에서 조심해야 할 성범죄는 바로 '카메라등이용촬영죄'입니다. 빈번히 일어난다고 볼 순 없지만, 막무가내로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간 변태(?)로 오인받을 수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성추행범이 아님을 알면서 일부러 신고?
무고죄로 맞대응하자
대표적인 사례를 정리하고 보니.. 왠지 인생사 일거수일투족을 조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이유야 어땠건 일단 난 의도하지 않았는데, 애매한 상황 탓에 성범죄자로 오인을 받았다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해명해야겠죠. 헌데 종종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고의가 아님을 알면서, 그리고 성범죄의 의도가 없음을 알면서 합의금을 받아내기 위해 고의적으로 신고를 한 상황. 낌새가 이러하다면 무고죄로 맞대응 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156조(무고)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상대방은 당연히 내가 형사처분을 받게 함으로써 적절한 합의금을 유도하려 했을 겁니다. 그리고 내가 하지도 않은 허위의 사실을 신고했구요. 위 박스에에서 밑줄 친 부분에 꼭 들어 맞죠? 이런 정황이 확실하다면 상대방을 무고죄로 맞고소해 상대방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합니다.
성범죄 누명을 벗는
단계별 대응 가이드
상대방이 악의적인 신고가 아니라면, 상호 간 오해 때문에 경찰서까지 동행했겠죠.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적당히 인정하고 빨리 경찰서를 벗어나는 게 좋을까요? 아니면, '나는 떳떳하니 문제 없을 것이다'는 생각으로 입을 꾹 닫고 계실건가요. 좀처럼 갈피가 잡히지 않는다면, 아래 단계별 대응 가이드를 통해 상황을 좋은 국면으로 이끌어 가길 바랍니다.
STEP_1) 묵묵부답 NO, 적극적 해명 YES
성범죄자로 오인 받거나 누명을 쓴 분들의 공통점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본인 스스로 떳떳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성범죄 수사는 대부분 피해자의 진술을 토대로 당시 정황이 기초로 잡힌다는 건데요. 소극적인 태도는 결국 본인이 하지도 않은 범죄를 시인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습니다.
또, 애매한 성추행 사건의 경우 담당 경찰관이 사과를 해야 빨리 끝낼 수 있다며 종용하기도 하는데요. 이 말만 믿고 불쑥 사과부터 한다면 상황이 더 악화될 수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STEP_2) 관건은 증거확보
수사기관에서는 수사에 전념합니다. 죄가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는 법원에서 하는 일이죠. 법원의 재판단계로 넘어가면 철저하게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들을 가지고 판단을 내립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증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인데요. 특성상 당시 상황에서 증거수집이 불가능했다면 사후적으로 주변 CCTV 자료나 피해자 또는 관련인과의 사후 대화(전화, 메시지 포함) 기록을 증거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황증거지만 여러 증거가 모여 사건을 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죠.
STEP_3) 가급적이면 변호사를 선임
1번에서 떳떳하기에 소극적인 진술을 한다고 얘기드렸습니다. 그래서인지 스스로 떳떳한 분들께서는 '무슨 변호사를 선임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데요. 성범죄는 유죄로 확정날 경우 향후 경제활동이나 사회활동을 함에 있어 적지 않은 데미지를 주게 됩니다. 이유는 굳이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바로 변호사 선임입니다. 저희가 법무법인이라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굳이 저희가 아니더라도 주변 아는 변호사를 찾아 꼭 변호를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체계적인 증거의 확보는 물론 조사과정에서도 불합리함을 사전 차단, 보다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 내는 밑거름이 됩니다.
STEP_4)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향후 별도로 민사소송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발생된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일정한 손실이 있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는데요. 예를 들면, 직장에서 징계를 당했다든지, 일용직 노동자의 경우 경찰 조사 탓에 근로를 방해 받은 경우 등 입니다. 민사상 손해배상청구에 대해선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므로 반드시 사전 전문가와 상담을 거칠 것을 권장합니다.
이 글은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고
우리 모두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갈등이 고조되는 요즘입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혹시나 남녀의 관점에서 시작된 오해 섞인 의견이 있진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했는데요. 이 글은 남성과 여성을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억울한 분들을 위해 기획, 작성되었습니다. 소송의 미학 매거진은 생활 속 자주 마주할 수 있는 법률분쟁을 보다 쉽고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딱딱한 법률정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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