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손해보는 무죄추정의 원칙 A to Z

언론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무죄추정의 원칙>. 쉽게 말해 죄를 저질렀다고 판단되는 피고인이 법원의 유죄 판결을 확정받기 전까진 무죄라고 여겨야 한다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입니다. 최근 강력범죄 피의자들이 경찰조사 단계에서 얼굴과 신상이 공개되고 있어 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반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데요.

무죄추정의 원칙은 헌법상의 권리입니다. 재판을 거쳐 판사의 유죄 선고와 확정이 있지 않고서야 피고인을 무죄라 전제하는 것이죠. 억울한 사람이 범죄자로 오인받아 생길 수 있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국민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원칙입니다. 결론적으로 피의자와 피고인의 신체적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 하지만 종종 이를 무시한 행동에 불필요한 피해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아래 무죄추정의 원칙에 관련된 법조문과 몇몇 사례(판례를 기반으로 한)들을 보고 혹시나 생길 억울한 상황을 현명히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관련된 조문

헌법 제27조

①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 (중략) ...

④ 형사 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

형사소송법 제307조(증거재판주의)

①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

②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5조(무죄의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무죄추정의 원칙의 #파생된 이해

① 불구속 수사가 원칙

확정 판결을 받기 전 피고인은 당연히 무죄로 추정해야 하기에 신체를 구속해선 안됩니다. 다만, 예외적인 규정에 의해 구속수사를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정상적인 수사와 재판을 위한 최후의 조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구속을 당한 상태더라도 다른 수형자들과 같은 처우를 해서도 안됩니다.

② 의심스럽다면,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

재판에서 유죄의 확신이 들지 않는다면 피고인의 이익에 따라 무죄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유죄의 확신은 수사기관, 특히 검사에 의해 해야 하는데요. 여기서 거증책임의 문제와 연결됩니다. 거증책임이란 내가 주장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증명을 해야 하는 책임을 말하며, 그렇지 못 할 경우 반대의 결과를 맞게 됩니다. 다른 말로 입증책임이라고도 하는데요. 형사소송에서 거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있습니다. 

③ 부당한 처우 금지

'묵비권'을 모르시는 분 없겠죠. 묵비권은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보장해주는 피의자, 피고인의 권리입니다. 이는 수사기관이 진술을 강요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죠. 또 수사 도중 협박이나 폭행 등의 강압적 행동도 제한합니다. 이로 인한 증거는 당연히 증거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판례

1) 미결수용자에게 재소자용 의류를 입힌 경우

: 미결수용자란 유죄인지 무죄인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된 피고인을 의미합니다. 미결수용자가 수사나 재판을 받을 때 재소자용 의류를 그대로 입고 나오는 것이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인간의 존엄성, 행복추구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침해)

2) 미결구금일수를 형기에 산입하지 않은 경우

: 미결구금일수란 마찬가지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속된 일수를 말하는데요. 유죄가 확정이 되었다면 당연히 그 기간도 형기에 산입해야 합니다. 만약, 산입이 되지 않는다면 이 역시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겠죠.

3)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 중인 변호사의 업무정지

: 구변호사법에 의하면 형사로 공소가 제기된 변호사에 대해 법원의 판결이 확정될 때 까지 업무정지 처분을 받아야 했습니다. 아직 유죄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불합리한 과정이므로 당연히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됩니다.

4) 신분과 지위에서 비롯되는 불합리

: 위 3번에서 변호사를 예를 봤는데요. 비슷한 판례가 수두룩합니다. 교직원이나 공무원, 군인들이 아직 확정 판결을 받기 전 일정한 징계를 받는 경우입니다. 이런 직업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꼭 알아두어야 할 기초 법률상식이죠.

어? 이거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 같은데..?

막상 수사기관에서 수사를 받거나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에 들어가면 이렇게 생각되는 경우도 종종 생길 겁니다. 수사와 재판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만큼 자로 잰 듯 실수가 전혀 없을 순 없으니까요. 그럼 이럴 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요.

사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변호사 아닌가 싶습니다. 형사사건에서 피고인(또는 피의자)을 위한 변호사의 역할은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저지른 범죄보다 과중한 벌을 받지 않게 하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수사과정에서 불법적인 행동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특히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때 변호사를 대동하느냐와 그렇지 않느냐의 효과는 재판은 물론 유무죄, 또는 형량의 경중에 까지 영향을 끼칩니다.

오늘 포스트의 제목처럼 무죄추정의 원칙은 모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형사소송의 대원칙입니다. 아무쪼록 위 내용을 참고해 억울한 형사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