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동업, 횡령이냐 배임이냐

"돈 위에 사람없다"

슬프지만 이해가 되는 구절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분쟁은 이 돈에서 부터 시작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오늘의 이야기 주제는 동업관계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분쟁에 대한 내용입니다. 동업을 하고 있거나 동업 간에 크고 작은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면 큰 분쟁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아래 내용을 차분히 읽어보시길 권장합니다.

» 동업의 실패, 남은 건 분쟁 뿐

동업은 대개 돈 때문에 시작합니다. 기술이 있으면 자금이 부족하고, 반대로 자금이 있으면 기술은 없는 게 다반사인데요. 일이 잘 풀린다면이야 별 문제 없겠지만, 사업이 어려워지면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폐업을 피할 수 없게 되는데요.

돈이 걸린 문제이다 보니, 작은 행동과 말에 예민해집니다. 말이 잘 통하지 않고 오해가 커기를 반복하다 보면 결국 상대의 의사를 묻지 않고 독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일까지 발생하죠. 여기서 일방 또는 쌍방이 금전적 손해를 보면 경우가 생기게 됩니다.

» 민사라는 밥상에 형사라는 수저를 얹자

통상적으로 이렇게 동업관계에서 발생된 문제는 민사소송을 통해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해결합니다. 손해가 발생했다면 당연히 이를 통해 해결하는 게 맞긴 맞는데요. 소송의 미학에서 한가지 팁을 알려드리자면, 상대방이 위와 같이 독단적인 행동을 취해 발생된 손해라면 민사소송과는 별개로 형사소송을 병행하라는 것입니다.

형사 고소나 고발은 형법상에 규정된 범죄를 저질러야만 가능합니다. 그렇다면 동업관계에서 발생될 수 있는 범죄는 어떤게 있을까요. 가장 흔한 것이 바로 횡령과 배임입니다. 두 범죄 모두 사람이 사람을 '배신'함으로써 발생되는데요. 민사소송과 동시에 횡령과 배임으로 형사고소를 병행하는 방법은 알게 모르게 민사판결에 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수단이기도 하구요.

제355조(횡령, 배임)

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②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도 전항의 형과 같다.

제356조(업무상의 횡령과 배임)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제355조의 죄를 범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12.29.>

» 횡령과 배임, 무슨 차인가요?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횡령이되고 어떤 경우에 배임이 되는지 알아야겠죠. 횡령과 배임은 법률전문가나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닌 일반 국민들에겐 다소 구분이 어려운 범죄입니다. 그래서 쉬운 이해를 돕고자 아래 2가지 사례를 준비해봤습니다.

사례(1) _ 배임죄에 해당하는 경우

노래방을 동업으로 운영하는 A씨와 B씨. 손님이 줄어들고 더이상 유지할 엄두가 나지 않자 A씨는 B씨에게 '가게를 그만 정리하자'는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경제적 부담을 책임졌던 B씨는 한달음에 승낙했는데요. A씨는 가게를 바로 내놓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돈을 받아 노래방을 임대해주고 사업자명의까지 변경해줬습니다. (A씨 업무상 배임죄)

사례(2) _ 횡령죄에 해당하는 경우

노래방을 동업으로 운영하는 A씨와 B씨. 장사가 제법 잘 되자 B씨는 여기저기 돈을 긁어모아 새로운 투자를 하기로 결심합니다. B씨는 동업자 A씨와 논의없이 예상 투자금이 부족하자 노래방의 가게 보증금 일부를 빼 충당했죠. (B씨 업무상 횡령죄)

이해가 조금 되실런지 모르겠습니다. 이 둘의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선 '소유'의 개념과 '점유'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소유는 말 그대로 내 것, 내 소유의 물건을 의미합니다. 점유는 내 것은 아니지만 누군가에게 허락을 맡아 사용하는 것이나 누군가 내게 맡겨둔 것을 의미합니다. 가지고 있다면 일단 점유 상태다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둘 모두 타인의 소유의 것을 내가 점유할 때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차이는 횡령은 점유하고 있는 물건 그 자체를 반환 거부 또는 횡령한 경우에 발생되는 반면, 배임은 사무를 위탁하고 있는 자 혹은 제3자의 재산상 이익이 발생되었을 때 발생됩니다. 재산상 이익이 없다면 배임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 경제범죄, 법을 알면 답이 보인다

횡령과 배임의 죄는 재산범죄, 또는 경제범죄로 불립니다. 경험상 경제범죄는 신체나 국가를 객체로 하는 범죄에 비해 법률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을 배로 요구하는 분야입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가장 먼저 재판까지 넘어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꼭 법률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것을 권장하는 바입니다. 당사자의 입장을 얼마나 잘 정리하고 전달하느냐에 따라 유무죄가 판가름나기도 하며 유죄일 경우에도 처벌 수위가 하늘과 땅을 오가기 때문입니다. 잊지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