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간단한 공연음란죄vs경범죄 차이

성에 관한 범죄는 끊이지 않고 발생하는 사회문제 중 하나입니다. 매일 같이 발생되는 범죄이니 만큼 다양한 사건사고들을 미디어에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조금 애매(?)한 성범죄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자신의 신체를 들어내 성적 욕구를 채우는 바바리맨 유형을 들 수 있습니다.

바바리맨은 엄연히 형법상 공연음란죄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대부분 과다하게 노출을 했으니 그저 경범죄인 과다노출이라고 간과하곤 아닌데요. 실제로 많은 사람이 경범죄와 공연음란죄에 대해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알고보면 두 죄목의 구분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 사례보기

1. a씨는 운전을 하고 가던 중 끼어들기를 하는 b씨와 시비가 붙었습니다. a씨가 b씨에게 "눈이 똥구멍에 달렸나"라고 하자 b씨는 바지를 벗고 항문을 보이며 "달렸는지 한번 봐봐"라고 했습니다. b씨는 바로 경찰에게 연락을 취했습니다.

2. a씨는 도서관에 숨어 자위행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던 b씨가 그것을 보고 기겁하여 112에 신고를 했습니다.

위에 1번과 2번 중 어느 쪽이 공연음란죄에 해당될까요? 1번의 경우 경범죄특별법에 의거해 "가려야 할 곳을 내놓아 다른 사람에게 부끄러운 느낌이나 불쾌감을 준 사람"으로 경범죄에 해당하는 과다노출이라는 판결이 났습니다. 왜냐하면 성적 욕구가 없었고,  '만족'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경범죄특별법은 무엇인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경범죄 특별법>

제3조(경범죄의 종류)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科料)의 형으로 처벌한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경범죄의 ①, ②, ③에는 빈집에 잠복, 흉기를 은닉휴대, 폭행 등 예비, 허위신고, 시체 현장변경, 요부조자 등 신고 불이행, 관명사칭, 출판물의 부당게재, 물품강매 및 청객행위, 허위광고, 업무방해 등과 같은 죄가 가벼운 범죄를 말합니다. 과다노출로 발생한 1번 사례는 '경범죄'에 해당하는 것이죠.

2번의 경우는 어떤 죄목으로 처벌을 받게 될까요? 바로 '공연음란죄'로 판결이 났습니다. 도서관에서 나름(?) 몰래 행위를 했는데도 말이죠. 공연음란죄가 성립한 이유는 성적흥분을 목적으로 했기 때문입니다. 형법에 명시된 공연음란죄를 살펴보시죠.

<형법> 

제22장 성풍속에 관한 죄 - 제245조(공연음란)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형법에 명시된 공연음란죄를 살펴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하는 죄'입니다. 많은 사람이 보일 수 있는 장소에서 음란한 행위를 말합니다. 음란한 행위는 성욕의 흥분 혹은 만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서, 올바른 사회질서의 기준으로, 사람에게 수치감과 혐오감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음란성의 판단하는 기준에는 행위를 하는 주위환경이나 사건이 일어나는 생활권의 습관·풍습 등의 모든 사정이 고려되기 됩니다.

▒ 경범죄와 공연음란죄의 차이점

경범죄에 해당하는 죄목은 '도덕적으로 해서는 아니 되고,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이나 부끄러움을 주는정도'로 해석합니다. 반면 공연음란죄는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거나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주어,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치는 경우'에 해당하죠. 즉, '둘 다 타인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맥락에서는 공통점이지만, 경범죄 처벌법은 '노출'만 다룹니다. 반면 공연음란죄는 성적 욕망이 있었는지 여부를 묻지 않고, 성적인 욕구를 채우기 위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합니다. 또한 노출 부위에 성기가 반드시 포함되었는지도 따집니다.

	경범죄	공연음란죄
차이점	다른 사람에게 불쾌감, 부끄러움을 주는 경우	성적흥분을 목적으로 상대방에게 수치심과 혐오감을 주는 경우
공통점	타인이 볼 수 있는 장소에서 행해져야 한다

경범죄와 공연음란죄를 구분 짓기가 어려워 경찰 조차도 헷갈려합니다. 실제로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형사과장은 "둘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 없고, 맥락을 따져 어느 죄인지 적용한다"고 이야기할 정도니까요. 한 판사는 "과다노출로 즉결심판 사례 가운데 경범죄 적용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이렇듯 경범죄인데 공연음란죄로 억울하게 오인 받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 부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