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면 피해보는 긴급체포, 현행범체포의 요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대사죠. 특히 경찰, 범죄수사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위와 같은 대사가 자주 등장할텐데요.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서도 종종 피치않게 누군가를 잡아야 할 때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의 집에 도둑이 들어, 무언가를 들고 도망가는 모습을 발견했다면..? 당연히 쫓아가서 잡아야겠죠. 뿐만 아니라 누군가 "도둑이야! 저 사람좀 잡아주세요!" 라고 외친다면 쫓아가서 도와줄 수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지하철에서 몰래카메라를 찍는 변태(?)를 발견하는 경우에도 도와줄 수 있죠. 이처럼 현장에서 곧바로 발견된 범인을 현행범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체포할 수 있고요. 그런데 무작정 체포했다가는 오히려 여러분이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어떤 시비에 휘말려서 여러분이 현행범으로 체포될 상황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도 있는데요. 평소 법률에 대해 알아두시면 언젠간 도움이 될거예요.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의 요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누구나 '경찰'이 될 수 있다?

누군가 범인으로 지목된다면 수사기관에서는 법원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서 피의자를 체포하게 됩니다. 피의자에게 죄가 의심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수사기관에 출석하지 않으면 체포를 하는건데요. 이를 '영장체포'라고 합니다. 당연히 수사기관만 할 수 있는거죠. 하지만 일반인도 누군가를 체포하는 '경찰'의 역할이 될 수 있습니다. 바로 '현행범'이 있다면 말이죠.

형사소송법 제211조 (현행범인과 준형행범인)
① 범죄의 실행 중이거나 실행의 즉후인 자를 현행범인이라 한다.
②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현행범인으로 간주한다.
1. 범인으로 호창되어 추적되고 있는 때
2. 장물이나 범죄에 사용되었다고 인정함에 충분한 흉기 및 기타의 물건을 소지하고 있는 때
3. 신체 또는 의복류에 현저한 증적이 있는 때
4. 누구임을 물음에 대해 도망하려 하는 때

형사소송법 제212조 (현행범인의 체포)
현행범인은 누구든지 영장없이 체포할 수 있다.

모든 영장은 판사가 발부하며 수사기관이 직접 체포하지만 형소법 제211조에서 말하는 현행범 또는 준현행범의 경우에는 누구나 즉시 체포할 수 있습니다. 그자리에서 누군가를 폭행하는 장면을 봤을 때, 혹은 도둑질하는 장면을 봤다면 현행범으로 간주할 수 있는거죠. 그렇다면 준현행범은 무엇일까요? 비록 현행범은 아니지만 현행범으로 간주되는 자입니다. 예를 들어서 옷에 온통 피를 묻히며 도망가고 있다면 준현행범으로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은 아무리 현행범의 요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범인이 명백한지, 도주나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는지를 갖추어야만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는 것입니다. 범죄행위와 당시 상황이 상당히 이어진 부분이 있지 않으며 현행범이 명확하지 않다면 위법한 체포에 해당하여 체포한 자가 오히려 처벌을 받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죠. 남 도와주려다가 오히려 피해를 당하는 입장이 될 수도 있으니 현행범체포는 꼭 주의해야 합니다.

또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 체포 이후 곧바로 수사기관에 넘겨야 합니다. 실제로 피의자를 체포한 뒤 경찰서에 넘기지 않고 직접 감금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불법체포와 감금죄를 면할 수 없었습니다. 만약 현행범을 체포한다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인도하시길 바랍니다. 현행범을 발견하는 즉시 경찰서에 신고하는게 가장 안전하고 빠른 방법이 되겠죠?

  현행범체포와 다른 긴급체포는 무엇?

긴급체포라는 말도 들어보셨을겁니다. 그럼 현행범체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요? 피의자가 비록 현행범은 아니지만 피의자에게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경우 무영장으로 체포하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서 살인 용의자가 길을 지나가고 있다면 언제든지 도망칠 수 있으니 곧바로 긴급체포하는거죠. 현행범체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긴급체포는 검사나 경찰 등 수사기관만 체포할 수 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일반인이라면 체포할 수 없으니 곧바로 경찰서에 신고하셔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 3 (긴급체포)
①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피의자가 사형∙무기징역 또는 장기 3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긴급을 요하여 지방법원판사의 체포영장을 받을 수 없을 때에는 그 사유를 알리고 영장없이 피의자를 체포할 수 있다. 긴급을 요한다 함은 피의자를 우연히 발견한 경우 등과 같이 체포영장을 받을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뜻한다.
1.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는 때
2. 피의자가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는 때

일단 경찰서에 후송되더라도 결국엔 구속영장이 발부되어야 합니다. 말그대로 긴급하게 체포된 것이기 때문에 영장이 48시간 동안 나오지 않으면 석방되어야 하죠. 하지만 24시간 이내에는 영장없이 압수수색도 가능합니다. 경찰관은 긴급체포 피의자를 석방하면 즉시 검찰에 보고해야 하고요.

긴급체포의 요건도 그리 만만치는 않습니다. 누구나 긴급체포를 당하게 되면 인권이 크게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엄한 요건을 두고 있는데요. 중대한 범죄, 즉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 3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피의자가 도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야 합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위법한 체포가 됩니다.


긴급체포와 현행범체포, 이제 대충 어떤 내용인지 잘 아실겁니다. 만약 누군가를 도와줄 상황이라면 꼭 현행범인지 아닌지 잘 생각해보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혹시라도 여러분이 만약 현행범으로 몰리더라도 오늘 설명한 현행범의 요건인지 곰곰히 생각해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