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와 심신미약, 감경 여부의 상관관계

"술에 취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뉴스나 기사에서 '심신미약'이라는 단어를 보신 적 있을겁니다. 범죄 사건에서 피고인이 심신미약으로 감형을 받았다는 소식 또는 감경을 위해 심신미약을 주장하는 사건들 때문에 아마 국민들의 머릿 속에 강렬히 남아있을거라고 생각되는데요. 2008년 발생했던 '조두순 사건' 역시 음주와 심신미약, 그리고 감형이 관련되어 있어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졌었습니다.

그렇다면 2016년 현재는 어떨까요. 아직도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 적용될까요? 죄질이 큰 사건임에도 심신미약으로 감형받는 사례들을 보는 시각은, 오히려 술을 마시고 범행을 저지르면 더 큰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실겁니다. 과연 실제로는 어떨지 음주와 심신미약, 그리고 감형 여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심신미약, 그것이 알고싶다

심신미약이란 심신장애의 일종으로, 장애로 인해 의사결정 능력이나 사물에 대한 변별능력이 미약한 상태를 뜻합니다. 심신에 장애가 있다고 하면 '생물학적'으로 장애가 있어야 하는데요. 신경쇠약이나 정신박약, 알콜중독, 노쇠 등이 이에 해당하며 경우에 따라 조현증(정신분열증)이나 뇌성마비 등도 한정 책임능력이 인정될 수 있죠.

형법 제10조 (심신장애)
① 심신장애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
② 심신장애로 인해 전항의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
③ 위험의 발생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는 전2항이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위 법 조항처럼 심신미약은 형법에서 다루고 있으며 민법에서도 비슷하게 '심신박약'이 있습니다. 어쨌든, 심신미약의 상태라면 한정책임능력자로 형을 감경받는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10조 3항에서 말하고 있듯이 위험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다면 감경을 받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일부러 형을 감경받기 위해서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르는 행태가 많았는데요. 이는 감경받기 힘들죠.

남자친구 A씨는 헤어지자는 여자친구 B씨의 말에 흥분한 나머지 소주 3병 이상을 그자리에서 들이켰습니다. 그리고는 살해할 동기를 가지고 여자친구 집에 찾아가서 흉기를 휘둘렀는데요. 다행히 여자친구는 부상에 그쳤지만 A씨는 살인미수로 큰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반성은 커녕 심신미약을 주장했는데요. 법원은 피고인 A씨가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하였기 때문에 감경을 받을 수 없다는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렇다면, 자의가 아닌 일반적인 음주로 발생한 범죄는 심신미약으로 분류되어 감경을 받을 수 있을까요?


  음주와 심신미약의 관계

2015년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의 법원 판결을 보면 음주로 인간 감경이 이뤄진 사건은 총 59건에 달합니다. 이 중 심신미약이 34건, 작량감경이 25건이었죠. 아직까지도 음주로 인해 감경을 받는 사례가 많다는 뜻인데요. 실제 판결에서 음주 상태는 '심신미약'에 포함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음주가 심신미약으로 인정받진 않아요. 음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는 능력이나 의사 능력이 미약하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하죠. 게다가 음주로 심신미약을 인정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심신미약을 증명해야 하는데, 술을 마신 상태나 만취상태 등을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0조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폭력범죄(제2조제1항제1호의 죄는 제외한다)를 범한 때에는 형법 제10조1항,제2항 및 제11조를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게다가 음주 관련 성범죄에 사건에 대해서는 심신미약이 잘 인정받지 않습니다. 2008년 발생했던 조두순 사건 이후로 성폭력 특례법이 시행되어 음주 심신미약에 대한 규정을 강화했기 때문이죠. 위 조항을 보시면 정확하게 나와있습니다.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상태라면 형법 10조의 심신장애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말이죠.

과거에는 음주로 인해 일반적인 범죄 뿐만 아니라 성범죄 사건에서 심신미약으로 감경받은 사례들이 많았지만, 이제 음주 이후 성범죄를 일으키면 이제는 감형을 받기 어려워졌으며 더욱 강력한 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형량이 가중될 수 있는 개정안까지 발의가 되었으니, 음주 성범죄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알 수 있죠.


  글을 마치며

아직까지 음주 심신미약으로 감경을 받는 사례가 있긴 하지만, 성범죄 특별법이 시행된 것처럼 심신미약으로 인정받기가 점점 어려워질겁니다. 오히려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에 따라 더욱 가중처벌 받게 될 가능성이 높지요. 오늘 포스팅으로 음주와 심신미약에 대해 조금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