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손괴&기물파손죄의 성립요건과 똑똑한 합의방법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악당이 주인공의 물건, 문서 등을 고의로 부수거나 숨기는 장면, 심심치 않게 봐왔을 겁니다. 이처럼 타인의 재물을 부수거나, 숨기는 등의 범죄를 저지르게 되면 재물손괴죄에 해당하는데요. 실제로 상대방과 다툼 이후 화를 참지 못하고 상대방의 물건(재물)을 부수는 등 절도죄만큼이나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범죄이지요.

간혹 의뢰인들 중에서 술을 먹고 차량을 부수는 등 다른 사람의 재물을 훼손하는 경우에도 재물손괴죄가 성립되냐고 물어보시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술을 먹었던 안 먹었던 타인의 재물을 부수거나 숨긴다면 재물손괴죄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고의로 했는지 안했는지 여부에 따라 죄의 유무가 판가름나죠. 예를 들어 친구의 물건을 모르고 떨어뜨린 경우와 일부러 떨어뜨려 파손하는 경우는 엄연히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재판에서도 무죄인지, 유죄인지 1심, 2심, 대법원의 판결이 다른 것이고요. 

피해자라면 재물손괴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모아 제출해야 하고, 만약 범죄를 저지른 피해자는 감경받을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나 억울하게 재물손괴죄로 고소당한 피의자라면 더더욱 말이죠. 이런 분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자 재물손괴죄의 성립요건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설명해 보겠습니다.  

:: 재물손괴죄란 무엇인가

형법

제366조 (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1]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 제366조에 따라 타인의 재물이나 문서 또는 전자기록 등을 부수거나(손괴), 숨겨(은닉) 피해자의 효용을 해한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상대방이 곤란한 상황이 처하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로 재물을 은닉하거나 손괴한다면 당연히 재물손괴에 해당하지요. 

예를 들어 상대방과 말다툼 이후 상대방의 차량을 발로 차거나, 핸드폰을 뺏어 던지는 등의 행동은 재물손괴로 간주합니다. 또한 상대방의 애완동물에게 해를 입혀도 재물손괴죄에 성립됩니다. 

재물손괴죄는 은닉하거나 손괴를 넘어서 타인의 효용가치를 잃게 하는 등에도 재물손괴죄가 해당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고의가 아닌 실수로 상대방의 재물을 손괴하고 은닉한 것을 모를 때엔 재물손괴죄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피고인이 자신의 재물을 고의로 했다는 증거를 충분히 수집해야 합니다. 만약 심증만 있고 물증이 없다면 변호사의 도움을 통해 물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한가지 더 알아두기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에서 '공용물'은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법에서 따로 '공용물 파괴죄' 등으로 규정하고 있지요. 즉, '타인의 재물'이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용이 대상이 되는 재물이 아닌 타인의 재물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 사례로 보는 재물손괴죄

사례_(1)

이어폰을 끼고 우산을 들고 가던 A씨는 여자친구를 만날 생각에 신이 나 우산을 돌리면서 약속장소를 향하게 됩니다. 여자친구와 별탈 없이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귀가에 취침을 하게 되는데요. 

다음날 경찰로부터 재물손괴죄로 고소당했으니 출석하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게 됩니다. 사건의 정황을 살펴보니 A씨가 우산을 돌리면서 가던 중 차량에 스크래치를 내고 유유히 사라지는 블랙박스 영상이 있었습니다. 당황한 A씨는 자신은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는데요. 과연 A씨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할까요?

A씨는 상대방의 효용을 해할 목적으로 상대방의 차량을 손괴하지 않았으므로, 재물손괴죄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만약 A씨가 이어폰을 꽂지 않고 차량에 스크래치가 난 사실을 알고 갔다면 재물손괴죄인지 애매한 부분이 생기는데요. 

A씨는 입장에서는 억울한 부분이 있겠지만, 이에 해당한다면 벌금형의 처벌을 면하지 못할 겁니다. 실수로 재물을 손괴하고 도망갔다면 효용을 해할 목적으로 간주하니 일상생활에서 조심 또 조심해야 하죠.

사례_(2)

평소 안전운전을 잘하기로 소문난 나안전씨. 오늘도 서행하며 도로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옆에 달리던 왕난폭씨의 차량이 갑자기 끼어들게 되고 사고가 날뻔했는데요. 적반하장, 왕난폭씨는 창문을 내리고 쌍욕을 퍼붓기 시작합니다. 이에 나안전씨도 욱했는데 서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말타툼으로 이어지게 되었지요. 

결국 말다툼에 패배한 왕난폭씨는 화를 참지 못하고 나안전씨의 차량을 발로 차 상처를 냈습니다. 나안전씨는 바로 재물손괴죄로 신고하게 되었죠.  

과연 왕난폭씨는 재물손괴죄에 적용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왕난폭씨는 재물손괴죄에 해당합니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재물을 손괴할 목적으로 발차기를 시전했으니 말이죠. 또한 그런 의도를 가지고 있었으니 왕난폭씨에겐 빠져나갈 구멍이 없습니다. 

만약 왕난폭씨와 나안전씨 차량에 블랙박스가 없었다면 재물손괴죄 성립에 대해 애매한 부분이 생기겠지요. 그러니 피해자라면 충분한 증거를 확보하고, 피의자라면 죄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최대한 좋게 합의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사례_(3)

애완동물과 산책하던 B양은 황당한 사건을 겪게 됩니다. 잠시 애완견을 묶어놓고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C씨가 자신의 애완견을 때리고 있었죠. 화가 난 B양은 C씨를 재물손괴죄로 고소하게 됩니다. 

애완동물이라고 할지라도 하나의 '재산'으로 적용이 됩니다. 그래서 B양의 애완견을 때리고 있던 C씨는 재물손괴죄에 성립되는 것이지요. 또한, 물건에 낙서하거나 껌을 붙여 놓는 등 감정을 상하게 하는 경우도 손괴죄에 해당하죠. 

손괴죄에서 물건의 효용을 해한다는 의미는 물리적으로 물건을 부순다거나 파괴하는 것에 국한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광고용 간판을 페인트로 칠해서 알아보기 힘들게 하는 행위, 그리고 스프레이로 담장에 낙서하는 행위, 자동차 타이어를 펑크낸 행위, 철조망 울타리를 제거하는 행위 등은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로 간주합니다.

 

:: 범인이 2명 이상이라면 가중처벌 된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폭행등)

①상습적으로 다음 각 호의 죄를 범한 자는 다음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1.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 제283조 제1항(협박),제319조(주거침입,퇴거불응) 또는 제366조(재물손괴등)의 죄를 범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

②2인 이상이 공동하여 제1항 각 호에 열거된 죄를 범한 때에는 각 「형법」 본조에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

2인 이상 재물손괴죄를 저질렀다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라 가중처벌이 되는데요. 자칫하면 지역형까지 선고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무상으로 대부분 벌금형 선고를 받게 되는데, 아무리 벌금형 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전과기록의 일종인 범죄경력 자료상에 평생 남게 될 수 있습니다. 결코 가벼운 사건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만약 피해자와 합의가 잘 된다면 몇백만 원의 벌금을 받고 징역형이나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도 있으니,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 재물손괴죄 피의자 합의 요령

첫째. 합의금이 얼마인지 먼저 말해선 안된다

간혹 합의를 빨리하고자 하는 마음에 피해자에게 최대한의 합의금을 먼저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에 있어서 협상과 경매를 하듯 최대한 낮은 금액을 제시해야 하죠. 여기서 중요한 점은 피해자가 그날 합의금을 거절했다고 해서 합의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합의는 판결 선고기일까지만 하면 되기에 최대한 유연하게 합의를 봐야 합니다. 이때 여유있게 시기를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둘째. 화난 피해자라면, 시간의 여유를 갖자

보통사람은 자신에게 불쾌한 일을 당했을 때 매우 화가 날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화가 누그러지기 마련인데요. 만약 피해자가 화가 났다면 시간의 여유를 갖고 합의에 대해서 이야기 해봐야 합니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화가 누그러들어 합의를 해줄테죠.

셋째. 진심어린 사과, 진정성 있는 반성

진심어린 사과, 진정성 있는 반성의 모습은 합의 부분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항목입니다. 예를 들어 죄송하게 되었으니 350만원에 합의 보자는 태도와 정말 미안해하면 무릎을 꿇을 것 같은 태도 중 어느 쪽이 진정성 있는 사과라고 보시나요? 당연히 후자가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이렇듯 피해자에게 진심어린 사과는 합의를 더욱 잘되게 만들어 주죠. 또한 피해자와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졌다면 피해자는 검찰이나 법원의 선처를 부탁할 수도 있습니다.

 

넷째.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합의서를 일단 받아라

만약 상대방이 합의금을 과하게 요구한다면 합의를 볼 수 없을 겁니다. 혹시나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피의자라면 더더욱 말이죠. 하지만 현재 내가 합의금을 지급할 여력이 되지 않더라도 합의서를 작성할 수 있다면 우선 합의를 하는 것이 좋은 선택입니다. 나중에 상대방에게 합의금을 분할로 지급할 수 있으니 이 부분에 있어서 피해자와 잘 조율을 해야겠지요. 합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세요. 

피의자가 알아야 할 폭행∙상해 사건, 합의의 기술

:: 변호사의 도움, 올바른 선택

재물손괴죄는 일상생활 속에서 감정의 변화로도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혹여나 고의성을 가지고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 상대방의 효용을 해하였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을테죠. 그리고 어떤한 처벌을 받을지 막막함이 앞서는 것도 사실일 겁니다. 특히나 재물손괴죄로 오인당한 사람에겐 더더욱 말이죠. 그러니 재물손괴죄를 저지른 피의자가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해 나갈지 모를 때 변호사의 조력이 많은 도움이 되니 한번 참고해보세요. 그럼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