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도시는 여전히 휑하기만 합니다. 거리에 사람들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모두 경제상황이 좋지는 못하는데요.
한편 스펙쌓기에 열을 올렸던 취준생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에서는 면접 날짜를 연기하고, 각종 자격증 시험이나 어학시험 일정까지 전부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죠.
이번 토익에서는 000점을 꼭 넘겨야지 결심했을 청년들, 안타깝게도 점수를 넘기기는커녕 시험조차 치를 수 없는 상황입니다.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다시 취업시장이 활발해질텐데, 그전에 원하는 점수를 갖추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될 거고요.
답답한 마음에 들어가 본 SNS에는 20만원이면 토익 성적표를 위조해준다고 유혹하기도 합니다. 현재 토익 시험 응시료는 44,500원. 5번 시험 본 셈 치고 원하는 성적을 가져볼까 하는 혹하는 마음도 한번쯤은 드셨을 겁니다.
그러나 토익성적표를 위조하는 것은 우리 형법상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합니다. 즉, 범죄란 말이죠. 여러분이 취업도 하기 전에 범죄자 꼬리표를 달아선 안되잖아요.
그래서 오늘 소송의미학에서는 토익성적표 위조가 왜 사문서위조인지, 사문서위조죄란 도대체 무엇이고 어떤 처벌을 받는지 풀어가 보겠습니다.
사문서란 무엇이고, 위조는 뭘까?
사문서위조죄라는 범죄는 죄명 그대로 '사문서' + '위조' 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이루어진 범죄입니다.
먼저 공문서는 간단히 얘기하면 공무원이 작성한 문서입니다. 문서에는 권리의 의무나 사실의 증명에 관한 내용이 기재되어 있죠. 반면, 사문서는 개인이 작성한 문서인데요. 사문서에는 성적표, 계약서, 신분증, 차용증, 위임장 등이 있습니다.
위조란 정당한 작성권한이 없는 사람이 다른 사람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서를 교묘하게 위조하는 행위는 물론이고요. 이미 위조된 문서에 동의를 받는 행위까지도 사문서 위조에 해당한답니다.
사문서를 위조하면 무조건 범죄일까?
사문서위조죄는 '행사할 목적'으로 타인의 문서를 위조한 경우 성립합니다.
이는 문서 보다는 문서의 증명력과 문서에 대한 안전과 신용을 보호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행사할 목적 없이 위조된 문서를 보관만 했다면 죄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결코 가벼운 범죄가 아니죠. 숫자 몇 개를 건드렸을 뿐인데 이렇게 중한 처벌을 받는다니 놀라신 분들도 꽤 계시죠?
실제로 기업의 채용공고에 위조된 토익성적표를 제출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토익성적표에 허위 점수를 기재하여 위조한 김구직씨!
취업 준비생 김구직씨는 화성전자 입사를 위해 증명서 위조 발급 업체에 토익성적표 위조를 의뢰했습니다. 완성된 가짜 영어 성적표를 제출하여 화성전자의 서류전형에 통과했는데요.
화성전자는 지원자 전원의 토익 성적확인을 영어시험기관에 요청했다가, 결국 김구직씨의 성적 위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김구직씨는 어떻게 될까요?
토익성적표 위조 시 적발일로부터 4년 간 해당 시험의 응시 자격을 박탈당합니다. 그리고 사문서위조죄로 형사 고소, 고발 또한 당연히 진행되겠지요?
토익성적표 위조가 너무 '허접' 하다면?
실제로 한 기업에서 해외 위탁교육을 받기 위해 토익점수를 위조해 제출했다가 걸린 직원의 사례가 있었는데요. 솔직히 요즘은 포토샵과 같은 디자인 프로그램이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감쪽같이 성적표를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직원은 컴퓨터의 기본 프로그램인 '그림판'으로 성적표 숫자 부분에 유사한 글씨체로 점수를 써서 점수를 수정했던 것이죠. 이름과 점수를 수정한 부분이 너무 허술하여 누구나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회사에서는 곧바로 신고를 하였지만, 워낙 허술한 수법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는데요
잘못은 인정되지만, 이렇게 수법이 허접해서 법적 처벌을 받지 않기도 합니다. 물론 기업 내부적으로는 징계사유에 해당되어 징계처분이나 각종 불리한 조치를 받을 순 있습니다.
그때는 몰라도 지금은 안된다!
학창 시절, 부모님께 혼나는 게 무서워 성적표를 고치거나 아예 가짜 성적표를 새로 만들던 친구들이 있었죠. 교묘한 솜씨에 저 또한 감탄하곤 했습니다.
어릴 때야 범죄라는 생각보다는 부모님께 혼나는 것이 더 중요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성인이 돼서도 저런 철없는 행동을 했다간 큰일 나죠. 사문서위조죄로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되니까요.
정말 많은 분들이 놓치고 계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거액의 부동산 계약서나 부부 중 일방이 배우자 몰래 서명한 대출 약정서 같은 큰 문제만이 범죄가 되는 게 아니라는 건데요. 물론 사문서 위조에 따른 피해액이 커질수록 더 큰 처벌을 받을 순 있지만요.
업계의 전문가로서 사문서위조죄라는 범죄에 대한 인식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습니다. 위조문서가 모두 사라져 어떤 문서든 믿을 수 있는 투명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데요.
혹여라도 범죄의 인식이 없던 상태에서 실수를 저질러 상황이 곤란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이때 별 거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고 초기 대처를 잘 못했다간 정말로 큰일 나는 수가 있답니다.
하루빨리 법률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형사소송 가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이트폭력, 어떤 범죄에 해당할까 (0) | 2020.04.13 |
---|---|
라이브방송 망친 사생팬의 막무가내 전화, 업무방해죄 성립할까? (0) | 2020.04.07 |
코로나19 슈퍼전파자 형사 처벌 가능 할까? (0) | 2020.03.10 |
가상화폐사기에 연루되었다면? (0) | 2020.03.04 |
성범죄에 연루되었어요. 무조건 합의하는 게 좋을까요? (0) | 2020.02.21 |